역대 최초 1월 수출 600억 달러 돌파
'슈퍼사이클' 반도체, 전체 수출의 30%
대미 수출도 반도체로 역대 1월 최고
신년에도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계속
자동차 관세 재인상 시 업계 부담 가중
정부 "재인상 막아라"... 대외 활동 전력
인공지능(AI) 확산 속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영향으로 1월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년 연속 연간 7,000억 달러 수출을 향해 힘찬 첫발을 내디뎠지만 연초부터 미국의 자동차 등 품목관세 및 상호관세 재인상 압박이 계속돼 정부는 불확실성 관리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658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1월 수출이 60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위협이 본격화한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33.9% 늘었다.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1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7% 불어난 205억 4,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중 30%를 차지했다. 이로써 반도체는 10개월 연속 월 최대 수출실적 신기록 행진도 이어갔다. 견조한 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가격 상승이 동반된 덕이다. 아울러 정보기술(IT) 품목과 자동차·철강·일반기계 등을 포함해 15개 주요 품목 중 13개의 수출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수출이 모두 늘었다. 특히 중국 수출액은 135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보다 46.7% 급증했다. 산업부는 "지난해에 1월이었던 설 연휴와 춘절이 올해는 2월이라 조업일수가 많았고, 중국의 수입 수요도 커져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반도체·일반기계·철강 등 품목별로도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대미 수출도 반도체 수출이 세 자릿수 증가세를 보여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120억 달러)을 달성했다. 반면 관세 영향을 받는 자동차·자동차 부품·일반기계는 부진했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는 지난달 1~25일 수출액이 18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이미 지난해 1월에 30% 넘게 감소했는데, 한 번 더 감소한 것이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월말에 자동차 수출이 집중돼 1월 전체는 보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요동치는 미국의 관세정책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이 대미투자특별법을 이행치 않는다며 지난달 말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15%로 소급 인하된 자동차 관세가 다시 오르면 자동차 업계는 직격탄을 맞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결과를 단정하기 어려운 단계"라며 "자동차는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어 미국 수출액이 크게 바뀌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관세 재인상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방미 후 전날 귀국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특별법 계류로) 미국 측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상황"이라며 "빠른 통과가 중요하고, 통과 전이라도 어떤 (투자) 프로젝트를 논의할 방안이 있는지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 결과를 놓고 관계 부처 등과 회의를 거친 뒤 미국과 화상회의를 열 계획이다. 김 장관에게 배턴을 이어받아 미국으로 떠난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까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대미 아웃리치(대외 활동)를 이어간다.